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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마니틀에 얽힌 아픈 사연【동백이의 슬픈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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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11.21  08:4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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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백 교수(부여중출생, 행정학 박사. 사회복지학 박사, 세종사회과학연구소 연구원)

 

 1.

초등학교 3학년 1970년 겨울방학 때 한동네에서 살고 계시는 아저씨 집에 갔었는데 아저씨 형제가 수동의 가마니틀에서 2인 1조가 되어 가마니를 열심히 짜고 계셨습니다.

수동의 가마니틀에서 가마니를 짤 때는 한 사람은 가마니틀에 앉아서 바디를 잡았고 바디와 연결된 발판을 왼발로 밟으면 바디가 올라가면서 날이 앞뒤로 벌어졌지요.

또 한 사람은 가마니틀 바늘 코에 짚을 대면서 가마니틀 바디가 벌어지는 순간 그 속으로 잽싸게 짚을 밀어 넣었지요. 그러면 가마니틀에 앉아 있는 사람은 바디를 세게 내리치면서 가마니를 짜는 것이었습니다.

그 시절 가마니 짜는 모습이 너무나 신기하여 유심히 지켜본 나는 집에 오자마자, 저도 가마니를 열심히 짜서 집안에 도움을 주고자 하니 가마니틀을 사달다고 아버님께 졸라댔지요.

다음 해 1971년 초등학교 4학년 시절 겨울방학 때 친구들과 놀다가 집에 와보니 헛간에 중고 가마니틀이 한 대가 있었지요.

아버님께서 작년에 친구가 사 달라고 졸라대서 중고 가마니틀을 사 왔으니 짜보라고 하셨습니다. 비록 중고품이지만 수동의 가마니틀은 아니었지요.

혼자서 가마니를 짤 수 있는 반자동 가마니틀이라서 다행이었지만, 가마니를 하도 많이 짰던 기계라서 바디를 아무리 세게 내리쳐도 잘 내려가지 않았습니다.

가마니 한 장을 짜기 위해서 짚의 밑 부분을 잘 다듬었고 저녁에는 할아버지, 아버지와 함께 사랑방 할아버지 방에서 등잔불을 켜놓고 등잔불 밑에서 가는 새끼를 40~50m씩 2시간 이상 꼬아야 했습니다.

그해 겨울 중고 가마니틀로 가마니를 짜다가 가마니 짜기가 너무나 어려워 형들이 아버님께 가마니틀을 사려면 좋은 것을 사시지, 중고 가마니틀을 사주었다고 화를 내면서 가마니틀을 메괭이로 때려 부수고 말았습니다.

그런 모습을 보신 아버님은 우리 형제한테 한마디도 말씀이 없으셨고 혼내키지도 않으셨답니다.

아버님께서 어렵게 준비한 돈, 거금을 주고 산 가마니틀을 때려 부셔버려 어린 마음에 얼마나 가슴이 아팠던지 펑~펑 울어버렸답니다.

2.

가마니틀을 부셔버린 사건이 있은 다음 해 1972년 초등학교 5학년 시절에 아버님께서 반자동 가마니틀을 새것으로 사주시면서 방학 때 열심히 가마니 짜라고 하셨습니다.

반자동 가마니틀은 수동의 가마니틀과 같은데 바늘부분이 반자동으로 된 시스템이었습니다.

가마니틀 바늘대만 가마니틀 우측에 붙어 있었고 오른 쪽 발판과 바늘대에 용수철을 붙여서 오른발을 밟으면 바늘대가 우측으로 이동하면서 왼손에서 물려준 짚을 물고 바디 속을 헤쳐 나갔고 그러면 순간적으로 왼발을 놓으면서 바디를 세게 내려쳐 가마니를 짜는 것이었습니다.

왼발을 다시 밟아 바디를 위로 올리면서 약 40개의 날들이 벌어지도록 한 뒤 밟은 오른발을 놓으면 용수철의 당기는 힘에 의하여 오른손에서 물려준 짚을 바늘대가 물고 바디 속으로 손살 같이 이동하면 다시 왼발을 놓아 바디를 내리 처 가마니를 짰습니다. 가마니틀에 앉을 의자는 절구통을 뒤집어 놓고 그 위에 방석을 몇 겹을 깔아 놓고 앉았지요.

가마니틀에서 서서 새끼를 잡고 가마니틀에 날을 일었지요. 처음 할 때는 어려웠지만 얼마 지나니 어렵지 않았지요.

바늘대의 바늘 코가 짚을 물고 갈 때 잘 물고 가도록 짚을 메괭이로 부드럽게 빻았지요.

약 1시간 동안 왼발 오른발 왼손 오른손을 0.5초의 오차도 없이 0.5초 간격으로 움직여야만 가마니를 짤 수 있었답니다.

가마니를 다 짜고 나면 낫으로 가마니 날을 잘라 짠 가마니를 걷어 내었습니다. 그리고는 가마니 갓 한다고 짠 가마니를 마당에 펼쳐놓고 쇠꼬챙이 새끼줄을 묶어 놓고 가마니 양끝의 짚 머리부분을 잘 이어 나갔지요.

그 다음에야 아버님이 갓을 한 가마니를 가마니 대바늘로 꿰매어 가마니를 만들었습니다.

누나들한테 가마니 갓으로 하라고 졸라댔고 여동생들이 놀면 가마니 갓 하라고 잡아다가 시켰더니 여동생들의 고사라 같은 손에서 피가 흐르더군요. 무엇 때문에 그랬는지는 몰라도 남보다 더 잘 살아야겠다는 욕심이 많았기에 모든 일에 참으로 억척스러웠답니다.

겨우내 짠 가마니는 2월말에서 3월초에 갓개장날 공판장에 내다 팔면 목돈이 되었습니다. 그 돈으로 새끼 꼬는 기계를 구입하였고 중학교 때는 등록금으로 사용하였지요.

한마디로 겨울철 농한기에 가마니를 짜서 농가소득을 올리는데 일조를 하였기에 어린마음에도 어린 시절 스스로 등록금을 준비하겠다는 작은 꿈을 갖게 되었답니다.

 3.

1970년대 동네마다 가마니 짜는 소리가 요란하였고 우리 동네도 10여 가구가 가마니를 짰답니다.

한번은 가마니를 짜는 선수가 있다고 하여 동네 형집에 갔더니 40분 만에 가마니 한 장을 짜는데 우리가 짜는 것보다 속도가 훨씬 빨랐고, 두 손과 두발의 움직임이 마치 기계처럼 움직이고 있었답니다.

저도 형들처럼 가마니를 짜보겠다고 쉬지도 않고 짜보았지만 한 시간 이내는 죽었다가 깨어나도 짤 수가 없었습니다.

한 시간 동안 한 장의 가마니를 짜기 위해서는 온 몸에 땀이 흠뻑 젖을 정도로 손발을 움직여야만 가능하였지요.

아무리 열심히 쉬지 않고 가마니를 짜도 하루에 10장의 가마니를 짜기가 어려웠지요.

가마니를 하루에 10장을 짜기 위해서는 가는 새끼가 필요한데 밤새 식구들이 새끼를 꼬아도 물량을 맞출 수가 없었지요.

아이들이 겨울방학 동안 놀지도 않고 매일 가마니틀에서 10장씩을 가마니를 짜는데 새끼 꼬기가 너무 어려웠던 부모님은 하는 수 없이 새끼틀 기계를 사 주셨습니다,

새끼틀로 형들은 새끼를 꼬아 주셨고 아버님과 어머님은 짚을 빻아주셨고 누나들과 동생들은 갓을 해주었고 온 식구가 모두 가마니 짜는 겨울방학이었습니다.

가마니를 짜기 위해서 짚을 빻아 주시는 일도 너무나 힘들어서 제가도 직접 해보기도 하였지요.

신작로 옆에 사는 사람들은 짚을 움푹 파여진 도로에 깔아 놓고 버스와 트럭이 지나가면서 자연스럽게 빻아주는 모습을 보고 너무나 부러워했던 기억도 있습니다.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중학교 1학년 때까지 가마니를 겨울 방학동안 아침 일찍부터 저녁 늦게까지 때로는 호롱불을 켜 놓고 열심히 짰더니 기계가 고장 나기 시작하여 중학교 2학년 때 가마니틀과 새끼틀을 새로 장만하였지요.

중학교 2학년 겨울방학 때까지 가마니를 열심히 짜고 중 3 겨울방학 때는 강경으로 고등학교를 가게 되어 그 해 겨울방학 때부터는 가마니를 짜지 못했답니다.

그 당시 비싸게 주고 새로 산 기계가 놀고 있어서 얼마나 가슴이 아팠던지 몇 년 동안 슬퍼했답니다.

고등학교 시절 방학 때 집에 오면 헛간에 놀고 있는 기계를 보면서 가마니를 짜지 못하는 아쉬움을 느꼈고...수년이 지나서 가마니틀은 땔감으로 사용하였고 새끼틀은 고물로 팔았는지 없어졌지요.

1년만 참았으면 거금을 낭비하지 않았을 텐데... 한동안 머리를 스쳤던 가마니 짰던 기억들....

한국경제가 좋아지면서 1980년대부터는 가마니 짜는 농가가 없어지기 시작했지요. 이제는 가마니 짰던 시절의 이야기는 옛날 옛날의 이야기가 되어버렸네요.

이글을 읽으시는 분들께서도 혹시 가마니 짜고 새끼 꼬는 시절이 있었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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