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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가마니짜던 그옛날.....김동백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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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3.14  09:5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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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백 교수(부여출생.행정학 박사/사회복지학 박사/세종사회과학연구소 연구원)

지금의 농촌은 농번기나 농한기의 구분이 뚜렷하지 않지만 우리가 어렸을 적의 농촌은 농번기가 끝나면 농한기에 접어들어 모든 농촌에서는 일감이 없어 노는 사람들이 많아집니다. 지금은 겨울철에도 비닐하우스에서 특수작물을 재배하거나 주변에 있는 농공단지의 공장에 다니면서 집에서 놀려고 하는 사람들이 많지 않습니다.

60-70년대 농촌의 겨울철은 일감이 없어서 동네의 사랑방에서 노는 사람들이 모여 심심풀이로 화투치기가 성해집니다. 처음에는 작은 판으로 술내기나 닭 잡아먹기로 하지만 나중에는 큰 노름판으로 변해서 집안 살림을 망치는 사람들도 생겨나게 됩니다. 더러는 양지볕에 앉아서 이를 잡는 모습이 일과이기도 하였지요. 그러나 어렵게 사는 대부분의 집에서는 이 농한기를 이용하여 가마니 짜기를 한답니다. 가마니 짜기는 겨울철의 유일한 수입거리였지만 상당히 고된 일거리로 집안의 모든 사람들이 다 나서야 했습니다. 

나무로 만들어진 가마니틀에 가는 새끼를 걸고 바디를 올리면서 짚을 집어넣고 바디를 내려치면서 가마니를 짜 내려갑니다. 그렇기 때문에 새끼를 꼬아야 하고 짚도 가지런히 추리고 가마니를 짜기 쉽게 부드럽게 만들어 주어야 합니다.

우리 집도 겨울철에는 내내 가마니를 쳤습니다. 사랑방에 가마니틀을 놓고 아버지와 어머니가 가마니를 짜고 우리들은 윗방에서 공부를 하거나 책도 읽고 했지만 많은 시간을 새끼(사투리:사내끼)를 꼬거나 짚을 추려 주면서 돕기도 했습니다. 새끼는 밤에 아버지가 꼬시기도 했지만 우리들도 새끼 꼬는 일을 전가족이 동원되어 도와야 하였습니다. 아침이면 그날 하루에 짤 가마니에 필요한 짚을 추려 주는 것도 내 일감 중의 하나였습니다.

  아침 식사를 일찍 마치면 가마니 짤 준비를 합니다. 아버지께서는 가마니틀에 새끼를 걸고 어머니와 함께 가마니 짜는 일을 시작합니다. 아버지께서는 바디질을 하고 어머니께서는 바느질대 일을 하십니다. 바디를 올리면 대로 만들어진 긴 바느질대로 짚을 넣고 바디로 치면서 조금씩 올라가는 가마니를 보면 신기하게 보이기도 했습니다. 약 2시간에 한장 정도를 치기 때문에 오전에 두장, 오후에 석장정도, 그래서 부지런히 짜면 하루에 대여섯장 정도의 가마니를 짠 것으로 기억됩니다. 가끔 나도 해보고 싶은 생각이 나서 부모님들이 쉬는 틈에 동생과 함께 짜 보지만 여간 힘든게 아니었습니다. 그렇게 짠 가마니는 아버지께서 쇠바늘로 정성들여 꿰며 가마니를 만들고, 다 만들어진 가마니는 10장씩 가지런히 묶습니다. 10장을 묶은 가마니를 한죽 이라고 했습니다.

  이렇게 만들어진 가마니가 몇 죽이 되면 5일에 한번정도 열리는 가마니 공판날에 가지고 가서 검사를 받고 팔게 됩니다. 가마니 공판은 양화면 입포리의 입포국민학교 조금 지나서 큰창고 앞에서 가마니공판이 열렸습니다.

가마니 공판 날, 아버지는 정성들여 짠 가마니를 지게에 잔뜩 지시고 가셔서 검사원이 잘 보이게 진열을 합니다. 저도 가마니 다섯장 정도를 멜빵을 하여 메고 따라나섭니다. 공판장에는 여기저기서 나온 가마니가 검사를 받기위하여 굉장히 많이 잘 정리된 모습을 볼수 있었습니다. 이것으로 보아 우리 집뿐만 아니라 농촌의 거의 모든 가정에서 가마니를 짠다는 것을 알수 있었습니다. 우리 집에서 짠 가마니는 아버지의 성격만큼이나 꼼꼼하게 다루기 때문에 언제나 일등급을 받았습니다.

 농한기에 돈벌이가 없어서 돈이 궁한 때이니만큼 가마니 팔은 돈은 많고 적고 간에 긴요하게 쓰이게 됩니다. 자녀의 학비가 필요하면 학비로, 명절 때 입을 의복이나 신발도 사고, 집안 식구들의 겨울 내복도 사기도 하고….

 그리고 생선도 사고 돼지고기도 두어근 사다 끓여서 식구들의 맛있는 저녁거리를 준비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그 다음 날부터 다시 모든 식구들이 힘을 모아 또 가마니를 짭니다. 이렇게 보냈던 우리 어렸을 적의 겨울철, 힘들고 어렵기는 했어도 집안 식구들이 오순도순 도와가면 일하면서 살았던 그 때가 지금보다 더 인정미가 넘치는 삶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찬바람 불어대는 오늘 같은 날에는 더욱 그 옛날 생각이납니다.

  그리운 그 시절이여!, 다시 돌아오지 않을 그 시절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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