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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르친다는 것에 대한 소고(小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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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4.02  20:2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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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영하 대왕초 교장

상황 1 – 점심시간 식당 안

 여러 사람들이 점심을 먹기 위해 들른 식당. 많은 사람들이 식탁을 중심으로 점심을 먹고 있는 중에 꼬마 둘이 소란스럽게 식탁사이를 뛰어다닌다. 그러던 중에 손님들이 있는 식탁에서 넘어져 순식간에 아수라장으로 만들어 버렸다. 화가 난 손님들이 아이들의 부모에게 따진다.

손님 : 여러 사람이 이용하는 장소에서 아이가 이렇게 뛰어다니도록 놔두면 어떡해요?

부모 : 아니, 아이들이 뛰어다닐 수도 있는 거지. 아이가 조금 잘못했다고 기죽게 큰소리로 말하면 어떡해요.

손님 : 나원 참. 아이가 잘못했으면 따끔하게 혼내야지. 아이를 그렇게 가르쳐서 되겠어요?

상황 2 – 2017.3.16일 방송된 KBS1 ‘아침마당’

 오은영 박사는 16일 방송된 KBS1 ‘아침마당’에서 “가르치는 것은 부모의 책임이자 의무이다”며 “아이들이 배워야 하는 나이가 되면 그때부터 공부에 한이 맺혀 가르쳐야 한다 생각한다”고 밝혔다. “교육은 의무이자 책임이다. 당연 사랑이 기반이 돼 있지만 학교를 안 보내는 것이 아동 학대에 들어간다. 하지만 한국 부모님들은 가르친다는 걸 좋은 의미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배운다는 것은 조금 넓은 의미로 봐야한다. 아이들은 끊임없이 가르쳐야할 존재다.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사람이 부모이다”고 말을 이어갔다. - 이희진 기자

 위의 글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말은 ‘부모들은 아이들을 가르쳐야 한다’는 말이다. 이러한 상황 말고도 우리 주변에서 흔하게 듣는 말이 ‘가르친다’는 말이다. ‘가르친다’는 말을 사전에서 검색하면 어떤 사람이 다른 사람에게 지식이나 기술 따위를 깨닫거나 익히게 하다(daum백과사전), 지식이나 기능, 이치 따위를 깨닫게 하거나 익히게 하다(naver국어사전)로 나타난다. 초년교사에서 중견교사로 전환되는 1급 정교사과정의 연수를 받는 교사들에게 ‘가르친다’는 것의 의미를 물어보아도 지식을 전수하는 정도로 대답을 한다. 사전적 의미에서 더 이상의 의미부여를 하지 못하고 있다.

‘가르치다’의 어원을 찾다보면 ‘가르치다’를 ‘갈다’와 ‘치다’의 합성어로 보고 있다. ‘갈다’는 밭을 갈다, 칼을 갈다와 같은 경우에 사용되고 있다. 칼을 갈거나 밭을 갈거나 하는 것은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니다. 그 자체가 목적이라면 칼이나 밭을 갈아놓고 그대로 두어야 한다. 그러니 간다는 것은 무엇을 하기 위해 미리 준비를 한다는 뜻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아야한다. ‘치다’는 소를 치다, 닭을 치다와 같은 경우에 사용을 한다. ‘치다’라는 말에는 기르다, 사육하다라는 의미가 포함되어 있다. 다만 기를 때 대상이 되는 동물에 따라 기르는 방식을 달리해야 한다는 의미가 함께 숨어있다고 보아야한다. 닭을 치는데 외양간을 준비하거나 소를 치는데 홰를 준비하는 우를 저지르지 말라는 의미다.

가르치다를 어원(語原)으로 접근하면 ‘아이가 미래에 무엇을 할 수 있는가를 살펴가며 길러야 한다’는 뜻에 가까워진다. 무엇을 할 수 있는가는 아이의 적성과 소질에 깊게 관련된다. 아이들마다 하고 싶거나 잘 할 수 있는 분야가 있는 것이다. 이러한 아이의 특성을 무시한 채 모두 한 방향으로만 기르기를 고집한다면 소를 기르는데 홰를 준비하는 것과 다름이 없다. 우리나라가 일자리가 없던 빈국(貧國)이었을 때는 선택의 여지가 없었지만, 이제 선진국으로 진입하는 부국(富國)이 되었으니 일방적인 교육을 멈출 시기가 된 것이다.

 미국의 한 연구소에서 돈을 많이 버는 사람들에 대해 20년에 걸친 추적연구를 한 적이 있다. 3000명의 사람들을 돈을 보고 직장에 다니는 사람들 그룹 2550명과 적성에 맞는 직장에 다니는 그룹 450명으로 나누어 면밀하게 추적했다. 20년이 지난 후 억만장자가 된 사람들을 추적한 결과 적성을 선택한 사람들은 450명 중에서 100명, 돈을 보고 직장을 선택한 사람들은 2550명 중에서 단 1명만 억만장자가 되어 있었다. 이 놀라운 결과를 보고도 교과서 전 과목을 100점 맞기를 강요한다면 아이들의 미래를 암울하게 만들고야 말겠다는 오기(傲氣)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지금 당장 내 아이가 무엇을 잘하는지, 어디에 관심을 보이며 만족을 나타내는가를 찾는 것이 현명한 부모다.

 가르친다는 것은 결코 지식의 전달과 습득을 일컫는 말이 아니라 무엇을 할 수 있는가를 가려서 길러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본다. 우리의 ‘가르치다’라는 말이 의미하는 것과 미국의 연구소에서 추적한 결과가 의미상으로 일치한다는 것은 우연의 일치가 아니다. 본교에서 2017교육과정설명회 때 학부모들에게 올해는 아이들한테 시행착오와 다양한 경험에 노출시킬 것이라고 했다. 그 속에서 아이들은 보석과도 같은 자신들의 적성과 소질을 찾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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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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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하
교장선생님 읽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4주 연재를 하면서 함께 고민해야할 부분이 있을 것 같습니다. 앞으로 교육에 대한 고민을 함께 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2017-04-09 22:55:31)
유정옥
가르친다는 것에 대해 다시금 느끼게 되었습니다. 한창 배우고 깨닫고 느끼게 되는 시기에 올바른 것을 제대로 가르치고 배우도록 어른들이 노력해야겠네요.
(2017-04-09 14:31:31)
선재화
○ 다양한 경험과 시행착오를 통해 우리 아이들의 재능과 소질을 찾아주기 위한 노력하는 교장 선생님의 교육 방침에 찬사를 보내드립니다
○ 또한, 가정에서 부모님이 우리 아이들이 갖고 있는 관심은 무엇이고, 무엇을 하고 싶어하는지에 대해 관심을 갖고 찾아주는 것이 중요한 부모의 역할이 아닐까 합니다

(2017-04-03 16:4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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